조선의 왕비와 대비는 정치에서 어떤 역할을 했나 : 수렴청정과 궁중 권력으로 읽는 여성 정치의 실체
조선은 유교적 가부장 질서를 국가 운영의 중심 원리로 삼은 사회였다. 겉으로 보면 정치의 주체는 왕과 신하였고, 여성은 제도적으로 공적 정치 영역에서 배제된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조선의 공식 정치 언어는 남성 중심이었고, 왕비나 대비가 전면에 나서는 일은 예외적 상황으로 다루어졌다. 그러나 조선의 정치가 실제로 작동한 방식을 들여다보면, 왕비와 대비는 결코 주변적 존재가 아니었다. 이들은 왕실의 혈통을 유지하는 존재일 뿐 아니라, 어린 왕의 즉위, 선왕의 사망, 후계 구도 혼란, 외척 세력의 성장과 같은 국면에서 권력의 핵심 축으로 등장했다. 특히 왕이 어리거나 정치적으로 취약한 경우, 대비는 수렴청정을 통해 국정을 직접 조정했고, 왕비는 후궁과 세자, 외척, 내명부를 둘러싼 궁중 질서의 중심에서 정치..
2026. 3. 8.